On Touch
자고로 연애에 관한 이야기는 19금 이야기들이 가장 흥미있고 알차다. 존 레논이 말했듯, 사랑은 터치다. 그러므로 만지는 것이 제거된 사랑은 이 글의 논의에서 완전히 제거된다. 고릴라가 사랑하는 모습을 보라. 털을 골라주고, 혀로 상대방의 얼굴을 핥고, 몸을 비비고, 또. 거의 사람이 하는 것과 비슷하다. 꼭 야한 느낌으로 접근하지 않더라도, 노인들이 서로의 등을 긁어주는 행위, 어깨를 두드려주는 행위, 뺨을 만지고, 얼굴을 비비고, 체온을 나누는 모든 행위가 곧 연애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겠다. 여기서 플라토닉 러브는 러브가 아니냐는 반론이 있을 수 있다. 여기에는 사실 무한한 경우의 수가 존재할 수 있는데, 그 중 몇 가지 경우만 생각해본다.
1. 우리는 만난 적은 없는데 인터넷으로 사랑에 빠졌어요:
인도의 자이살메르 사막 사파리를 했던 여행자들은 그런 말을 했다. '사막에는 온통 낙타똥 뿐이었다. 낙타똥을 피해서 사진 찍느라 힘들었다.' 인터넷으로 빠진 연애는 낙타똥이 없어진 자이살메르 사막을 찍은 사진을 본 것과 비슷하다. 사막을 간 적이 없다면, 진짜 사막을 경험한 것이 아니듯, 만나지 않으면, 연애를 한 것이 아니다, 아직은.
2. (여자) 남친이 잘해주는데 스킨십을 안 하려고 해요: 다른 곳에서 하고 있다.
3. (남자) 마음에 드는 여자분이 있는데 스킨십을 해도 괜찮을까요: 허락 받기 전에 하면 범죄다. 종종 사귀기 전에 스킨십을 시도하는 남자들이 있다. 그렇게 되면 상대의 허락을 받을 가능성은 없어지고, 당신은 마음 속의 범죄자로 찍히게 된다. 그 자리에서 상대가 싫은 내색을 안해도 마찬가지다.
On Dash
여성은 약간 다를 수 있지만, 연애를 하려고 하는 남자에게 거의 고민은 하나로 압축된다.
대쉬할 것인가 말 것인가(To dash, or not to dash).
이와 같은 실존적 고민이야 말로, 존재할 것인가, 말 것인가(to be, or not to be)의 햄릿에 버금가는 역사유물론적 고민인 것이다. 그런데 고백의 기술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싱거운 이야기인 것 같지만, 이미 여성이 남성을 사귀고 싶어하는 경우는 대쉬를 이상하게 해도 성사되는 반면, 아무리 멋진 대쉬를 해도 여성이 그 남성에게 관심이 없는 경우에는 퇴출된다.
여기서 간단한 정리가 하나 성립되는데, 대체로(in general) "여성이 남성을 선택한다." 대쉬를 하려는 남성의 경우 접근가능한 여성 중에서 대쉬하면 거절하지 않을 여성 중 가장 예쁜 여성을 선택하려 한다. 그런데 대부분 여성은 접근가능하지 않고, 그 중에서 대쉬할 만한 사람도 흔치 않다. 결론적으로 다수의 남자가 한 명의 여성에게 대쉬하며, 많은 경우 여성은 남성을 선택할 권리를 가지고 있다.
행여나 남자가 여성을 선택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이건 정말 말도 안되는 생각이다. 지난번 라디오스타에서 조여정은 남자로서 송승헌과 온주완 중 누가 더 낫냐는 질문에 서슴없이 '온주완'이라고 대답했다. 온주완의 행동을 보았는가, 여자 의자 빼주고, 생수병 뚜껑 몰래 따주고, 손이 무지 바쁘다.
송승헌은 그 방송에서 자신은 여자의 마음을 잘 모르겠다면서, 자신을 안 만나주는 여자를 밤새 차안에서 기다렸던 이야기를 해 주었다(아마 사실이 아닐 가능성도 있지만). 이 이야기에 따르면, 어떤 여성은, 그 여성이 얼마나 대단한 여성인지 모르겠으나, 송승헌을 밤새워 기다리게 한 셈이 된다. 고로, 송승헌이 아니라 송승헌 할아버지가 와도 한번 안 만나겠다고 마음먹은 여성의 마음은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연애의 시작에 있어서 여성의 마음은 절대권력이다. 이 사실을 부인해서도 안 되고, 의심해서도 안 된다. 그냥 받아들여야 한다, 그래야 다음 길이 보인다. '브루스올마이티'라는 영화에서 보면, 짐캐리가 전지전능한 신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마음이 떠나는 자기 와이프의 마음을 돌릴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자 원조 신인 모건 프리먼에게 따진다. "왜 저 사람의 마음을 돌릴 수는 없는 거죠" 모건 프리먼의 대답이다. "그게 내가 할 수 없는 유일한 일이네."
자, 여기까지 내용을 종합하면, 대쉬 그 자체보다는 사전작업이 훨씬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은 다음과 같은 잠언으로 요약된다. "상대의 마음에 들 지어다. 그러면 대쉬를 대충해도 넘어올 것이오, 상대의 마음에 들지 못하면, 아무리 대쉬해도 차일 지어다."
아마 이 세상에서 여자에게 안 차여본 남자는 없을 것이다(고백조차 안해본 사람은 제외). 그럼 사전작업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건 정말 케이스바이케이스이다. 그런데 한가지 확실한 점은 썸(some)이 있어야 사전작업이 된다는 점이다. 그래서 나는 지난 글에서 썸을 만들기 위한 방법으로 남자에게는 '헌팅'을 여성에게는 '남자가 많이 모인 곳에 일단 가기'를 추천한 바 있다(그렇다고 여성이 남자들만 우글우글한 곳으로 가면 바로 연애가 된다는 뜻은 아니다. 여성의 남성공략법은 어떤 의미에서 더 복잡하다. 이건 추후에 다시 설명하기로 한다.)
대쉬에는 기술이 없다지만, 팁마저 없는 것은 아니다. 몇 가지만 방출한다.
1. 배가 고프면 화가 나는 사람들이 있다. 고백을 하기 전에 먼저 맛있는 것을 먹는 것이 중요하다. 밥먹기 전과 후의 감정은 정말 다르다. 인간은 오직 생물학적 욕구가 해결된 다음에야 아름다움을 찾게 된다. 고백도 식후에 하는 것이 좋다.
2. 지형상으로 높은 곳에 올라가서 노을을 보면서 상대의 눈을 보지 말고, 좋은 풍경을 같이 보면서 말하는 것이 좋다. 이 조언은 사실 시중에 많이 떠돌아 다니는 조언인데, 물론 높은 곳에 가면 상대를 의지한다든지 노을을 보면 마음이 약해진다는 등의 사이비-과학적인 설명들이 있으나, 그보다 중요한 것은 여성이 기꺼이 당신과 그런 곳에 단 둘이 올라가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관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 정도면 어느 정도 준비가 된 것이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결정권은 여성에게 있다.
여기서 간단한 정리가 하나 성립되는데, 대체로(in general) "여성이 남성을 선택한다." 대쉬를 하려는 남성의 경우 접근가능한 여성 중에서 대쉬하면 거절하지 않을 여성 중 가장 예쁜 여성을 선택하려 한다(지난 글 참고). 그런데 대부분 여성은 접근가능하지 않고, 그 중에서 대쉬할 만한 사람도 흔치 않다. 결론적으로 다수의 남자가 한 명의 여성에게 대쉬하며, 많은 경우 여성은 남성을 선택할 권리를 가지고 있다.
3. 고백은 대부분 실패한다. 이 때 대처가 정말 중요하다. 당황해서 집에 간다거나, 화를 낸다거나, 운다거나 하면 관계는 끝이다. 상대가 시간을 달라고 하면 일단 웃으면서 보내준다. 인생은 길다. 시간을 달라고 하면 일단 웃으면서 보내준다. 기회는 또 얼마든지 있다. 그리고 이미고백이 시작되는 순간부터 그녀와 당신은 특수한 관계가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