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 (기타 줄을 손가락으로 튕기며) 음... 오늘 레슨 끝나고 생각해봤는데, 음악에 정말 정답이 있을까? 음악을 수학으로 다 설명할 수 있을까? 만약 있다면, 그게 음악의 본질을 해치진 않을까?
수리: (고개를 끄덕이며) 당연히 수학으로 설명할 수 있어. 사실 모차르트의 곡을 보면, 수학적 패턴들이 가득해. 피보나치 수열이나 황금비 같은 구조가 숨어 있잖아? 음정 간의 비율, 리듬의 반복성… 그게 곡의 조화와 아름다움을 만드는 거야. 규칙과 질서가 없으면 혼란뿐이지.
인문: (조금 흥분하며) 그건 너무 기계적인 접근 아니야? 쇼팽의 음악을 들어봐. 그 감정의 파도는 단순히 수학적 공식으로 설명할 수 없지. 슬픔, 기쁨, 열정 같은 건, 그게 수학으로 풀린다고 해서 느낄 수 있는 게 아니잖아? 음악은 결국 인간의 감정에서 나오는 거야.
수리: (조금 짜증 섞인 목소리로) 그 감정조차도 수학적인 구조 덕분에 표현되는 거라고! 음과 음 사이의 정확한 비율 덕에 우리가 그 감정을 느낄 수 있는 거야. 리듬이나 화성도 결국 수학적 관계잖아. 만약 아무 질서 없이 음을 막 쌓아놓으면, 그냥 소음이 될 뿐이야.
뮤지: (생각에 잠기며) 그렇긴 하지. 모든 음악에 규칙이 있긴 있어. 아무리 감정이 중요하다 해도, 그것도 일종의 구조 안에서 표현되는 것 같아. 그렇지 않으면 그냥 혼란스럽기만 하겠지.
인문: (고개를 저으며) 규칙이 있다는 건 알아. 하지만 수학적으로 맞아떨어진다고 해서 그게 좋은 음악이 되는 건 아니잖아? 감정이 담기지 않으면 그냥 차가운 계산일 뿐이야. 베토벤이 고뇌 속에서 만든 교향곡을, 그냥 수학 공식으로 만들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수리: (조금 날카롭게) 베토벤도 분명 수학적 구조를 바탕으로 곡을 만들었을 거야. 그가 감정을 표현했다면, 그 감정도 수학적 틀 안에서 더 정교하게 전달된 거라고.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그 감정이 질서 있게 펼쳐져야 진짜 예술이 되는 거지.
통섭: (중재하려는 듯) 음... 둘 다 맞는 말이야. 난 수학도 예술도 다 중요하다고 생각해. 수학적 구조가 음악을 탄탄하게 하고, 그 위에 감정이 덧입혀지는 거지. 괴델의 불완전성 정리처럼 말이야. 수학이 완벽할 수 없다는 걸 보여줬지만, 그 안에서도 질서가 있잖아. 음악도 마찬가지일 수 있어. 규칙이 있되, 그걸 다 설명할 순 없는 뭔가가 존재하는 거지.
뮤지: (눈을 반짝이며) 괴델의 불완전성 정리? 그거 되게 흥미롭네. 수학도 완벽할 수 없다면, 음악 역시 수학으로 다 설명할 수 없다는 말이 되려나?
수리: (조금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수학으로 다 설명할 수 없다는 건 아니야. 괴델이 말한 건 모든 수학적 체계가 완전하지 않다는 거지, 수학이 틀렸다는 게 아니잖아. 음악도 마찬가지야. 규칙과 질서가 있지만, 그걸 다 설명하지 않아도 우린 그 안에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어.
인문: (웃으며) 그럼 결국 수학도 완전하지 않다는 걸 인정한 거네? 그러니까 음악에서도 완벽한 정답이 없을 수 있다는 말이잖아. 쇼팽이나 베토벤이 그런 불완전함을 표현하는 게 아닐까? 완벽한 계산이 아니라, 그 틈새에서 흘러나오는 감정들이 진짜 음악이지.
수리: (고개를 끄덕이며도 불만스럽게) 그렇다고 해도 수학이 없으면 그 감정도 명확하게 전달되지 않을 거야. 감정이 혼란스럽고 엉망이라면, 그건 예술이 아니라 소음일 뿐이야. 베토벤도 엄격한 구조 속에서 그 감정을 폭발시켰잖아. 그게 그를 위대하게 만든 거라고.
통섭: (고개를 끄덕이며) 맞아. 베토벤도 그랬고, 모차르트도 수학적인 아름다움을 많이 사용했지. 하지만 동시에 그들은 그 규칙을 깼을 때 더 큰 감동을 줬던 것 같아. 오펜하이머가 말한 것처럼, 과학이 우리에게 어떤 경고를 주듯이, 음악도 규칙을 넘어서는 순간에서 뭔가 더 큰 걸 보여줄 수 있어.
뮤지: (기타를 쳐다보며) 그렇네... 어쩌면 수학적인 구조가 음악의 기초가 되지만, 그걸 뛰어넘을 때 진짜 감정이 터져 나오는 걸지도 몰라. 음악은 정답이 없으니까 더 매력적인 거겠지. 수학적 질서와 그 질서를 넘어서는 감정, 그 두 가지가 함께할 때 진짜 멋진 음악이 나오는 거야.
수리: (생각에 잠기며) 정답이 없다는 말이 마음에 들진 않지만... 그래, 수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 있는 건 맞는 것 같아.
인문: (미소를 지으며) 그래서 음악이 계속해서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거겠지. 완벽한 공식으로는 그걸 다 설명할 수 없으니까.
통섭: (웃으며) 그럼, 오늘의 결론은 ‘음악에 정답이 없다’는 건가? 아니면 ‘정답이 없다는 게 정답’인가?
뮤지: (기타를 살짝 튕기며) 하하, 아마 둘 다 맞는 거 아닐까? 결국, 음악이 우리한테 어떤 감정을 주느냐가 중요한 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