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 (커피를 마시며) 음악에 정답이 있을까? 감정의 세계에서 답을 찾는 건 어렵잖아. 나는 때로 베토벤이 억눌린 감정을 폭발시키는 것 같다고 느끼고, 쇼팽의 음악은 슬픔을 노래하는 것처럼 들려. 이런 걸 수학적 공식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인문**: (웃으며) 그렇지. 베토벤이나 쇼팽은 정답을 찾으려 한 게 아니라 그들의 감정을 표현한 거야. 감정은 수학으로 풀어낼 수 있는 게 아니지. 마르쿠제도 ‘일차원적 인간’에서 그런 말을 했잖아? 사람들이 자본주의 체제에 길들여지면 감정이나 자아가 억압되고, 모두가 일차원적인 삶을 살게 된다고. 예술은 그 틀을 깨려는 반항이자 해방이야.
**수리**: (조금 불안하게) 음, 그래도 이성적으로 생각해보면 음악에도 수학적 구조가 있어. 모차르트가 작곡한 걸 보면 대칭성과 비율이 분명하잖아? 음악에는 리듬, 패턴, 그리고 수학적인 질서가 있어. 피타고라스가 음정을 수학으로 설명한 것처럼 말이야. 그러니까 어느 정도는 정답이 있을지도 몰라.
**통섭**: (고개를 끄덕이며) 수리가 말한 것처럼, 피타고라스는 음과 수학의 관계를 발견했지. 하지만 그건 기본적인 원리에 대한 이야기야. 음악 자체는 수학을 넘어서는 복잡한 감정의 표현이기도 하지. 오펜하이머가 원자폭탄을 만든 것도 이성과 수학으로 설명할 수 있었지만, 그 결과에 대한 감정은 전혀 다른 문제였어.
**뮤지**: 맞아, 음악은 감정이지. 하이델베르크 같은 사람들은 감정보다는 과학적 사실에 더 집중했잖아? 하지만 그게 항상 좋은 결과를 낳진 않았어. 오펜하이머도 그랬지. 그는 엄청난 과학적 성취를 이뤘지만, 결국 인류에게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를 생각했을 때 깊이 후회했잖아. 과학과 수학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일이야.
**수리**: (조금 당황하며) 하지만 과학 없이는 진보도 없었을 거야. 논리 실증주의자들처럼 명확한 기준을 세워서 우리가 진리를 탐구해야 하는 거 아니야? 감정은 주관적이니까 불확실한 결과를 낼 수도 있잖아. 수학이나 과학은 확실한 방법을 제공해줘.
**인문**: (고개를 저으며) 그게 꼭 맞는 말은 아니야. 논리 실증주의는 분명 합리적인 시도를 했지만, 감정과 주관을 배제한 결과로 인간의 본질을 무시했어. 아도르노와 호르크하이머가 ‘계몽의 변증법’에서 경고한 것도 그거야. 계몽과 이성의 도구적 활용이 결국 사람들을 억압하게 만들 수 있다는 거지. 오펜하이머가 후회한 것도 그런 이유 아니겠어?
**통섭**: (중재하듯) 두 사람의 말에 일리가 있어. 수학과 과학이 없었다면 우린 많은 진보를 이루지 못했겠지. 하지만 그걸 어떻게 사용하느냐가 중요한 거야. 하이델베르크처럼 이성을 통해 진리를 추구하면서도, 결국 우리가 감정적 존재라는 걸 잊어선 안 돼. 모차르트나 쇼팽의 음악처럼, 감정은 이성과 공존해야 해.
**뮤지**: (웃으며) 그게 바로 내가 말하고 싶은 거야. 음악이란 이성과 감정의 결합이지. 베토벤이 정확한 악보를 썼다고 해서 그게 정답은 아니야. 연주하는 사람마다 다른 해석이 가능하고, 감정은 각자 다르게 표현될 수 있지. 그러니까 수리, 음악에는 정답이 없다고 생각해. 각자가 어떻게 느끼느냐에 따라 다르지.
**수리**: (생각에 잠기며) 음... 그렇긴 하겠네. 나는 항상 수학적인 구조를 중요하게 생각했는데, 음악을 감정으로 바라본다는 건 익숙하지 않은 시각이야. 그래도... 그 감정도 나름의 규칙이 있지 않을까?
**인문**: (웃으며) 수리, 너무 이성적일 필요 없어. 예술은 해석의 여지가 많아야 아름다운 거야. 논리 실증주의처럼 모든 걸 정해진 틀 안에서 이해하려고 하면, 인간의 복잡한 감정을 놓치게 될 거야. 그게 바로 철학과 예술이 과학을 보완하는 이유지.
**수리**: (살짝 웃으며) 그럼 결국, 정답이란 없다는 거네. 음악도, 예술도, 철학도. 모두 각자가 해석하는 방식에 따라 다르니까. 그래도 논리적 분석이 전혀 쓸모없다고 할 순 없을 거야.
**통섭**: (고개를 끄덕이며) 맞아. 우리가 찾는 건 완벽한 정답이 아니라, 이성과 감정이 어떻게 균형을 이룰 수 있는지야. 그리고 그 균형이 시대마다 달라지는 거지. 20세기의 혁명들이 그걸 보여줬잖아? 논리와 감정, 둘 다 필요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