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rlie K의 "수백만명의 사람이"는 전통적인 록의 골격 위에 현대적인 고독을 올려놓은 작품이다. 반복적인 G-D-C-D 코드 진행은 단순하면서도 강렬한 울림을 전하며, 70년대 하드 록의 유전자를 계승하면서도 한국적 정서를 녹여낸다. 가사에서 "수백만명의 사람이 지금도 누군가를 필요로 하고"라는 구절은 개인의 아픔을 집단적 외로움과 연결시킨다. 이별을 단순한 감정의 소멸이 아닌 '의존의 단절'로 정의하는 이 곡은, "가장 필요했을 때 떠났다"는 고백을 통해 사랑의 종말을 날카롭게 해부한다.
화자는 상대방이 남긴 말과 눈빛의 '진심'을 회상하며 기억의 신뢰성을 의문에 빠뜨린다. "너만은 내 옆에 있기를 바랐는데"에서의 '너만'은 다른 모든 것을 포기할 만큼의 집착을 드러내며, 록적 비장감을 더한다. 반복적인 기타 리프는 강박적인 회귀를 상징하는데, 마치 가사에서 "네가 했던 말들을 하나씩 떠올려 보네"라고 고백하는 것처럼, 청자로 하여금 상처를 반복해 재점검하게 만든다.
Charlie K의 보컬은 거칠지만 허스키한 음색으로 분노보다는 체념에 가까운 어조를 낸다. "생각하는 게 힘들어 더 묻진 않았어"라는 가사에서 질문을 포기한 자의 지친 호흡이 느껴지며, 록 보컬의 진정성을 증명한다. 후렴구의 반복은 이별의 보편성을 각인시키는 동시에, "가끔은 네가 보고 싶을 때도 있지만"이라는 고백을 통해 미련의 잔재를 인정한다. 그러나 "돌아오진 않아도 괜찮아"라는 선언은 체념이 아닌 자기구원으로 읽힌다.
이 곡은 사랑의 종말을 노래하면서도 그 외로움을 공유함으로써 치유하는 록의 본질을 보여준다. 격정적인 에너지와 절제된 정서가 결합된 이 작품은 단순한 연애의 상처를 넘어 인간 관계의 취약성까지 건드린다. "수백만명 중 하나"라는 위로를 전하는 "수백만명의 사람이"는 록이 여전히 고독을 연대하는 음악임을 증명하는, 아련하면서도 강렬한 트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