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 BPM의 잔잔한 그루브 위에 올라탄 이 곡은 피아노의 따스함과 일렉트릭 사운드의 현대적 감성이 교차하는 공간에서 펼쳐진다. 마치 어두운 바에서 홀로 움츠린 채 와인 잔을 기울이는 이의 내면을 음악화한 것처럼, 감정의 울림이 전자파처럼 스며든다.
멜로디와 코드 진행은 고전적인 포크의 서정성을 베이스로 하되, 신스 패드와 스페이시한 리버브가 더해져 몽환적인 분위기를 완성한다. 특히 "날카로움이 사실은 절규이고 / 차가움은 언제나 포효라는걸" 같은 가사는 단순한 자조를 넘어, 일렉트릭 피아노의 딱딱한 타건음과 부드러운 드론 사운드의 대비로 극적 긴장감을 빚어낸다.
Dm7 → G → CM7의 반복되는 후렴은 "살고 싶고 사랑하며 살고 싶다"는 간절함을 중독성 있는 하모니로 승화시키며, 곡의 클라이맥스에서는 신디사이저의 글리치 효과가 감정의 붕괴를 은유하기도 한다.
이 트랙은 "참았던 것들의 분출"을 일렉트릭 장르의 차가운 표정 아래 숨긴 뜨거운 고백으로 풀어낸다. 마치 Radiohead의 〈Pyramid Song〉이 모던 록과 재즈를 융합한 것처럼, 이 곡은 K-인디의 정서를 일렉트로닉의 스펙트럼으로 재해석한 실험적 시도다. 피아노의 인간미와 기계적인 사운드의 조화가 남기는 여운은, 청자로 하여금 "와인 한 잔" 이후의 망각과 각성을 동시에 상상하게 만든다.